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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book)

[책 읽기] 아무튼, 비건 _ 2

by 댄싱펜 202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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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비건 / 김한민 / 위고

 

 

돌이켜보면 삶의 전환점이 된 시기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금연을 시작했다던가, 누군가와 사귀었다던가, 어떤 사고가 있었다던가처럼 여러 가지 사건이 있다. 이 책, 아무튼, 비건은 나에게 그런 사건과도 같은 존재이다. 최근 나에게 가장 큰 사건이고, 짧은 시간 큰 임팩트를 가져다주었고 그만큼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아니 이미 일어나고 있다.

채식주의, 비건이 된 지 3일째이다. 아직 완벽한 비건이 되진 않았지만, 시작부터 100%가 목표는 아니다. 작가님으로부터 였던 선한 영향을 느끼고 훈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이 주위로 더 확산되길 바란다.

 

 

 

김한민 작가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기사 캡처

 

 

 

"학급 물품을 내 것처럼 아끼자!" 이 문구를 보고 나는 충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그때까지 내가 외국에서 받은 교육에 의하면 그 문구는 응당 이렇게 쓰여 있어야 했다. "남의 것처럼 아끼자."

 

 

아이들의 세계에선 낯섦과 익숙함의 구별은 있어도, 차별은 없다. 그러나 사회는 아이들에게 타자화를 가르치면서 타고난 연결감을 말살해버린다.

 

 

비건의 핵심은 거부가 아니라 연결에 있다. 비건이 되는 것은 산업과, 국가와, 영혼 없는 전문가들이 단절시킨 풍부한 관계성을, 어린아이였을 때 누구나 갖고 있던 직관적 연결 고리를, 시민들이 스스로의 깨우침과 힘으로 회복하는 하나의 사회운동이다.

 

 

그때는 그저 "불쌍하다", "이건 아니다"라는 동정심뿐이었던 것 같다. 물론 감정과 공감 능력은 굉장히 소중하지만, 무엇이든 오래가려면 철학, 논리, 정보, 과학으로 잘 뒷받침돼야 하는 법이다.

 

 

그들 아니 우리는 행동으로 증명할 것이다. 비건은 평범한 개인이 지구와 동물들, 그리고 우리 스스로를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도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대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결국 베이컨, 초밥, 치즈나 편의 등에 무릎을 꿇는다.

 

 

완벽한 비건을 몇 명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다수의 사람들을 더 '비건적'으로 만드는 것이 사회 전체로 봤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고. 동물을 살리는 데도,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공중 건강을 위해서도 말이다.

 

 

왜 나에겐 서른이 넘도록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아무도 권하지 않았던가? 내 주위에는 단 한 명도, 비건은커녕 채식주의자조차 없었고, 단 한 번도 내게 권한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분할 정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따져보니 이게 보다 나은 선택임을 도저히 부정할 수 없었다. 그 논리적 탄탄함이 나로 하여금 비건을 계속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이것을 나는 '진실의 편에 선 힘'이라고 표현한다.

 

 

우리에겐 남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자칫 각박한 수전노들의 나라로 전락할지도 모르고, 결코 행복해질 수도 없으며, 다가오는 아니 이미 직면한 생태 위기를 극복할 방법도 없다.

 

 

내게는 단지 맛의 문제지만 한쪽에서는 삶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임을 생각하면 도덕적으로는 답이 자명한데도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그만큼 맛은 무섭다.

 

 

죄의식을 없애주는 상품이 나올 때 소비가 증가하는 원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재활용된다는 착각에 너도 나도 너무 편하게 소비하다가 플라스틱 대란을 맞은 원리와 상통한다.

 

 

이것이 진지한 비건의 일상이다. 절망은 길고 꾸준하고, 희망은 파편적이고 멀리서 명멸한다. 파졸리니가 묘사한 반딧불처럼 잔존한다.

 

 

또 다른 문제는 편애다. 어떤 동물은 극진히 사랑하지만 어떤 동물을 죽여도 그만인 태도인데, 이를 '종차별주의(speciesism)'라고 부른다. 인간 본위의 자의적인 분류체계로 동물의 용도를 지정하는 것이다. 개는 반려동물, 돼지는 식용, 붕어는 관상용...

 

 

동물 착취를 정당화할 때는 인간의 우월함과 특별함을 들먹이다가, 야만적이고 비윤리적으로 행동하고 싶을 때는 "우리 역시 어쩔 수 없는 동물일 뿐"이라며 책임을 내팽개치는 것은 편의주의적이고 비겁하며 앞뒤가 안 맞는 태도이다.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젖을 먹는, 그것도 다른 동물의 젖을 빼앗아 먹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우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송아지다. 우유란 무엇인가? 단시간 내에 송아지가 열 배 이상 성장하도록 하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물질이다. 성장을 마치면 송아지도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 우유에는 칼슘도 있지만 인도 그만큼 많다. 그러므로 흡수한 만큼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기도 한다. 우유에 함유된 지방, 콜레스테롤은 과민성 대장질환이나 알레르기질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인슐린유사성장인자에도 위험 요소가 있다.

 

 

달걀 산업을 말 그대로 달걀의 대량생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닭은 생명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생체 기계일 뿐이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동물에게 얼마나 대단한 복지를 챙겨줬든 간에 결국 최후에는 똑같이 도살장행이라는 사실이다.

 

 

'동물복지인증', '풀어놓고 기른 닭' 같은 상술은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고, 동물을 착취할 수 있는 제3의 선한 방법이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더 위험하다. 나아가서 그러한 프리미엄 인증이 붙은 값비싼 식품을 사 먹을 수 있는 계층과 그럴 수 없는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과거처럼 돈 있는 귀족만 고기와 달걀과 치즈를 먹던 봉건 시대로 퇴행하는 듯한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

 

 

동물이 원하는 것이 뭘까? 약간 더 큰 우리에 갇히는 것, 햇볕 조금 쬐게 해주는 것, 좀 덜 아프고 좀 더 신속한 죽음일까? 아니면 그 동물의 특성에 맞는 자유로운 삶일까? 답은 자명하다. 다만 우리의 편의 때문에 인정하기 싫은 것뿐.

 

 

비건의 목적은 백퍼센트를 이루는 데 있지 않다. 지구와 동물들에게 끼치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더 건강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세상이 어둡게 느껴질수록 이따금 빛나는 한줄기 희망을 놓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아름다운 한 영혼의 죽음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깊이 애도합니다. 하루에도 수억 마리씩, 인간의 단순한 취향과 미각 때문에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모든 비인간-동물들의 죽음도요...

 

 

 

 

유용한 정보들

. 베지닥터 vegedoctor.org
. 월간 비건(Begun) - 국내 유일의 채식문화 전문잡지
.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PCRM : 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 -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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